

유령은 있을까?
누군가는 언제나 같은 별자리 사이에서 없던 별을 보았다고 한다.
누군가는 분명히 써둔 기록을 도통 찾을 수 없는 게 분명 무언가에 씌여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메아리가 아닌데도 주변을 왜곡하고,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다가, 당신의 뒤에서 와악!
유령이라고 한다면, 보통 길게 존재하지 못하는 것들을 말한다. 존재했다가, 눈 깜빡하면 사라지는 것들.
주기의 영원한 반복 속에서 사는 것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놀리고, 공격한 후에 그들은 홀연히 사라진다.
물론, 조율될수록 보이는 노랗고 반투명한 것들도 있다. 생물의 형상과 닮았는데 긴 꼬리를 가진 그것들은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다가 만지면 깊은 곳으로 사라진다고 한다. 누군가는 그걸 유령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나는 그것들이 유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통 크기가 작고 분명히 공허유체 방향으로 떠나기 때문에, 그저 여행자일 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조금만 헤엄쳐 가면 된다, 그들은. 이야기 속의 존재들처럼 살아있는 것들에게 원한을 가지고 쫓아와서 공격하지도 않고 말이다.
상상이 되는가? 그 작은 것들이 살아있는 걸 쫓아와서 죽인다니, 무한동력이 작동하는 것처럼 웃긴 일이다!
내 생각을 말하자면, 유령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바다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 거기서 돌아올 수는 없다.
사실 내가 궁금한 건 따로 있다. 반복자 유령은 있을까?
우리의 구성을 따져 본다면, 유기체 치고는 무기질적인 기계에 가깝지만 어쨌든 의식을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돌과 철과 미생물들을 모아서 설계했지만 물론 그것들의 집합과는 다르다. 실제하는 생물체의 완전한 모방도 아니다. 덕분에 우리의 설계자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이렇게 작동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쉽게 죽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 후에 유령이 되거나 해서 내게 찾아올 수는 없는가? 이를테면 내가 이중 시뮬레이션의 최적화에 골몰하고 있는데, 식별 코드 없는 오버시어가 나타나서 지푸라기 조각의 인형을 보여주고, 그녀가 영상에서 문제의 그 통신에 대해 부가적으로 설명한다던가 말이다.
만약 '그 문제'의 입증법에 대해 알아냈는데 설명을 채 하지 못하고 죽게 되었다면,
유령으로 변하자마자 끊임없이 통신을 보내고 다니지 않겠는가?
이 멍청이들아! 연산 그만해! 내가 삼중긍정에 대해 선언도 했잖아! 답은 [어쩌구저쩌구]야!
하고 말이다.
그 문제에 대한 우리의 갈망은 대지의 총 무게보다 무겁고, 동시에 증오는 통신탑의 뾰족함보다 더하기에 유령이 되었다면 그렇게 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아마 반복자의 유령도 없으리라. 어쩌면 그녀의 유령이 우리와 다른 시간대에 도착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유령이 없다고 아주 성급하게 결론내릴 거면서 왜 기록을 남기는가? 어떤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날씨를 관측하던 오버시어의 영상을 검토하다가, 건물 같은 걸 발견했다. 반복자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더이상 늘어나지도 않는데 말이다. 그때부터 그 방향을 관측하고 있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구름 너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주변 반복자에게 답이 올 때까지 외부기록으로 남기고 더이상 작업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게 좋으리라. 이번 주기에서 이중 시뮬레이션의 최적화를 정말로 끝내고 싶으니 말이다.





